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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살아 움직이는 역사를 위하여 - 《독립신문, 다시 읽기》를 읽고 2005년 가을학기 인문학글쓰기 서평 살아 움직이는 역사를 위하여《독립신문, 다시 읽기》를 읽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흔히 한국의 근현대사를 민주화의 역사라고 칭한다. 민중들이 힘을 합쳐 이승만의 독재를 막아냈던 4.19혁명이라든지, 신군부의 억압에 정면으로 맞섰던 5.18 광주 민중항쟁이라든지,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낸 87년 6월 항쟁과 같은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보면 ‘민주화의 역사’라는 말이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이렇게 해방 이후 50여 년간을 이어온 민주화 운동의 성과로, 우리는 적어도 형식적인 민주주의 - 지방자치, 선거제 - 만큼은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실질적인 “국민의 지배”가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수많은 국민들이 당장 생.. 더보기
[논문] 잠재적 교육과정과 갈등의 본질 - 교육과정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 2005년 가을학기 교육사회학 비평 교육과정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을 읽고 들어가며 우리는 흔히 학교 = 교육기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물론 학교에서도 교육은 발생한다. 하지만 교육'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는 사실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세대에게 주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를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다. 또한 폴 윌리스에 따르면, 학교는 계급을 재생산해내는 기능 역시 하고 있다. 이런 '교육 외적' 기능들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바로 명시적, 잠재적 교육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교육과정과 상관없는 여러 생활 통제들을 통해서 발생한다. 처음에 애플의 《교육과 이데올로기 》에.. 더보기
[영화] 자유, 사랑, 행복, 그 아름다운 노래 - 영화 《Hair》를 보고 2005년 봄학기 대중예술의이해 감상문 자유, 사랑, 행복, 그 아름다운 노래영화 《Hair》를 보고 히피문화는 '과거'의 것으로 보일 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은 확실히 과거의 것이다. 지금 '히피'와 관련되어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히피 스타일'이라는 하나의 패션 트렌드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히피의 삶을 그리고 있는 영화 《Hair》 역시 79년에 나온, 즉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에 나온 매우 '오래된' 영화이다. 하지만 이 유쾌한 영화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이 영화의 감독과, 그리고 주인공들과 교감하는 것은 '현재의 나'이며, 그 교감을 통해 그들은 2005년의 지구에서 다시 숨 쉬고 노래하게 된다. 영화 《Hair》는 케케묵은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생동하는 현재의 노래인 것이다.. 더보기
[도서] 장르화, 삶의 이야기 - 츠베탕 토도로프의 《일상예찬》을 읽고 2005년 봄학기 서양의문화적전통 비평 장르화, 삶의 이야기츠베탕 토도로프의 《일상예찬》을 읽고 한 텍스트에 대한 생각/평가는 처음 그것을 접했을 때부터 계속해서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변하기 마련이다. 츠베탕 토도로프의 《일상예찬》에 대한 나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발표를 들었을 때와, 책을 읽는 와중, 그리고 수업을 듣고 정리하는 지금의 생각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 변화를 살펴보면서 대체 이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거부감 처음에 책을 읽지 않은 채로 《일상예찬》 발표를 들었을 때에는 거부감이 심했다. 발표의 형식이나 전체적인 흐름 때문이라기보다는 여성에 대한 관점 때문이었다.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를 들었기 때문에, 여성과 가정적 미덕이.. 더보기
[도서] 유토피아 : 우리는 어떻게, 얼마나 억압받고 있는가? 2005년 봄학기 서양의 문화적 전통 서평 우리는 어떻게, 얼마나 억압받고 있는가? 우리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새로운 이상사회 우리 사회는 얼마만큼의 자유를 우리에게 주고 있을까? 또, 얼마만큼 우리를 억압하고 있을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하여 우리에겐 언제나 이런 물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것들이 사실은 우리를 억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 분노하기 마련이며, 마치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우리를 기만하던 것들에 대해 몸서리치게 된다. 이렇게 우리를 억압하는 기제들은, 지금까지 하나씩 하나씩 밝혀져 왔지만, 여전히 많은 억압기제들이 감춰진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무엇이, 얼마만큼 우리를 억.. 더보기
[영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영화 《21그램》 기말보고서를 편지형식으로 시도. 사실 굳이 편지일 필요는 없었음 -_-ㅋ 그냥 분량확보 + 술술 풀어가기 편하라고 썼는데 뭐.. 평가는 나쁘지 않았음 2004년 가을학기 희랍비극 기말보고서 비극과 영화의 비교/대조를 통한 작품의 이해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영화 《21그램》 편지를 띄우며 안녕하세요? 이 시대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처럼, 당신도 영화를 좋아하시겠지요. 아! 아니라고 하셔도 상관없어요. 제가 다룰 내용은 그다지 영화에 대한 폭 넒은 이해나, 전문적 지식이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그저 비극과 영화를 비교해보면서, 그를 통해 작품들을 좀 더 잘 이해해보고자 하는 것뿐이거든요. 솔직히 전 비극이라는 예술 자체가 수업을 듣고, 책을 한 번 읽어본다고 해서 확 머릿속에 박힐 만큼 단순한 .. 더보기
[희극]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을 읽고 2004년 가을학기. 고대희랍로마문학의세계 감상문 희극 속에 담긴 풍자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을 읽고 아리스토파네스 《구름》은 old comedy의 대가인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이다. 저자인 아리스토파네스(Arisrtophanes 450-385. B.C)는 고대 그리스의 최대 희극시인이라고 여겨지는 위대한 작가이다. 그는 보수주의자적 성향을 띠고 있었으며, 그런 성향은 그의 작품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또한 그는 풍자를 즐겼다. 전해지지 않은 최초의 두 작품, 《연회의 사람들》과 《바빌로니아인》에 의하여, 신식 소피스트 교육과 데마고그의 클레온을 비웃고, 건전한 보수주의자로서 인기를 모은 그는, BC 425년에 《아카르나이의 사람들 Acharneis》에서, 전쟁 때문에 빈곤해진 농민의 편을 들어 평화를 제창.. 더보기
[영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풍자 《Eelection》 2004년 봄학기. 대학국어 감상문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풍자 《Election》 학생회장 선거는 학교를 다녔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거쳐봤을 과정이다. 《Election》은 ‘학생회장 선거’라는 흔하다면 흔하다고 할 수 있는 소재와 가벼운 코미디 형식을 갖춘 영화이다. 하지만 《Election》은 단순히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그 속에 은근히 날카로운 풍자가 담겨있고,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다. 영화는 짐이라는 고등학교 선생님과 트레이시라는 학생 사이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어찌보면 열정적이고, 나서기 좋아하고, 노력파라고 할 수 있는 트레이시는 학생회장으로 적격인 학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짐은 트레이시가 동료교사 데이브와 사랑에 빠지고, 그를 결국 학교에서 떠나게 한 장본.. 더보기
[뮤지컬] 인간본성에 대한 유쾌한 성찰, 《파우스트》 2004년 봄학기 독일문화와생활 감상문 인간본성에 대한 유쾌한 성찰, 《파우스트》 괴테가 남긴 명작 파우스트(Faust). 그 파우스트를 각색한 뮤지컬 《파우스트》를 국립극장에서 관람하게 되었다. 원래 《파우스트》라는 작품은 책이 두껍기도 하거니와, 인간 본성의 선악이라는 난해하고 고루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다. 《파우스트》를 뮤지컬로 각색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대체 어떻게 하면 그 작품을 뮤지컬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물론 시극이라는 형태를 지니고 있기에 그 형식을 뮤지컬로 바꾸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듯하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나 다양한 효과를 어떻게 표현할지 상당히 궁금했다.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조용히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