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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흔적

▶◀ 달빛요정을 추억하다













<스끼다시내인생>

을 친구가 노래방에서 부르는 걸 들은게 처음이었을 것이다.
자조적인 가사와 경쾌한 사운드의 묘한 부조리가 매력적이었다. 

처음 들어본 뒤로는 노래도 찾아서 들어보고 노래방에 가면 곧잘 부르곤 했다.

더이상 노래방에 가지 않게 되었던 어느날, 우연히 기사를 읽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처음에 홈레코딩으로 음반을 내고, 
겨우겨우 지원을 받아가며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싶은 인디의 음반CD는 사서 듣는다, 라는 나름의 원칙을 세운게 그 때였다. 
그 뒤로 몇 장의 인디밴드 CD를 가지게 되었다. 
(CD사고 추출해서 걍 MP3에 넣어서 다니긴 하지만 어쨌든)


사실 달빛요정의 노래가 가지는 음악성에 매료되는 것과 별개로, 
내가 공감하면서 들을 수 없었던 노래들이었기에 꽤 오랫동안 듣지 않았다.
그러다 트위터에서 그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소식을 보고서야 다시금 그의 노래를 찾아 들었다.

좋아하는 곡들은 <스끼다시내인생>, <절룩거리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 <요정은 간다>.. 

특히 <요정은 간다>를 다시 들으며 울컥,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생각으로 음악을 하고 있었구나. 마치 유언인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하고 싶고,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니

요정은 정말로 가버렸지만, 그를 알았던 이라면 아무도 잊지 못할 것이다.
슬픔과는 거리가 먼, '경쾌함'과 '씁쓸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 특유의 창법이 더욱 슬프게 들리는 밤.

故 이진원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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