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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흔적

핑계쟁이













빡세다고 빡세다고 말만 하고 실제로 짜잘하게 노는시간(ex-폰게임, 소설/만화/영화 등)은 많고

숙제랑 졸업논문은 계속 미루고 미루기만 하던 요즘, 아니 사실 4월 24일 밤 11시 37분쯤.

 

문득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

 

가장 최근에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게 뭐였지?

 

이 물음 혹은 생각은 곧 내가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아니, 알고보면 '대개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아니, 분명히 '최선을 다한 적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그대로 내 머리에 남기고 사라졌다.

 

사라졌다.

 

항상 그런 식이었다.

 

나는 이것저것 여러 개 하고 있으니까 하나에 정말 최선을 다할 수 없어

나는 과외도 해야 하고, 학점도 많이 듣고, 졸업논문도 써야 하고, 댄스학원도 매일 가야 하고 등등

그러니까 뭐든 하나에 최선을 다할 시간이 없어. 적당히 할 수밖에 없어.

 

이제는 진짜 아득해져 버린 기억이지만, 2005년 11월-12월, 학생회선거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그 전에 있었던 친구들과의 만남, 과/반 활동, 몇몇 수업들과, 본부점거/광박 등 교육투쟁, 선거...

 

그땐 난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지금은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든다.

뭐, 미화된 기억일지 모르지만 쨌든 그때 써놓은 일기들을 봐도 그렇고

그땐 그냥 공부도 열심히 사람도 열심히 일도 열심히 했던 것 같네.

 

거참. 2006년, 2007년, 2008년.. 그 기간 동안 했던 것들을 돌아보면 오히려 2005년까지보다 '다이나믹'한데.. 뭐 쨌든 그래서

 

문득 미안하다.

 

밥도 한 번 같이 먹기 힘들었던 여러 친구들, 27대 사범대학생회 집행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골패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동아리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그래도 언뜻 다 겹치는 남주형한텐 그닥 미안하진 않구만 -_-ㅋ)

 

근데 사실 이런 미안함들보다 강한, 나 자신에 대한, 이 알 수 없는 감정이 또 좀 그렇다.

실망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고 경멸도 아니고 이건 뭥미 -_-

 

어쨌든 기분이 나쁘면서도 묘하게 생기가 돈다(새벽 4시에 숙제하다가 이러고 있다 -_-+)

몰랐을 땐 바뀌지 않지만, 알면 바꿀 수 있으니까. 이제부턴 역량 문제.

 

원피스에서 루피 대사 살짝 꼬아서 '실패하면 난 그냥 그 수준의 놈이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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