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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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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잔고에 여유라는 것을 가져본게 언제지. 방학 시즌마다 나름 닥치는대로 일해서 통장 잔고 세자리를 찍으면 항상 컴퓨터를 새로 사야한다든가 잊고 있었는데 밀린 방세를 내야 한다든가 하는 이유로 순식간에 돈은 날아가버리고 결국 또 학기가 시작되면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야 하니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해서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생활을 한지가 어언 3년째다. 그래도 학부 시절 기숙사에 살 때는 좀 괜찮았는데 이거참 한달에 방세가 40만원이 넘고 핸드폰/집전화요금에 신문/잡지구독에 당비를 비롯 두세군데 후원금 나가는 거 합하면 식비/유흥비/책값 빼고도 고정지출이 50만원을 훌쩍 넘고 가끔은 60만원 가까이 돼다보니 참 돈 모으는게 쉽지가 않다.

돈이 문자 그대로 없거나 좀 모자라면 가장 먼저 줄이는 건 옷. 책을 안사면 공부가 안되고 그렇다고 밥을 안 먹고 살 수도 없고 정말 심하게 쪼들리면 방세를 미루고 여유 있을 때 알바를 더 해서 밀린 방세를 내곤 하지만 일단 그냥 옷은 아예 안 사고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진짜 언제까지 학부 저학년때 입고 다니던 옷을 입고 다닐 수도 없고 해서 요즘은 돈 생기면 옷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는.. -_-

여튼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통 스트레스는 소비로 푼다고들 하는데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구두(포괄적으로 의류?ㅋ)를 사면서 푸는 건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한때는 게임에서 활력을 얻기도 했지만 천상 사람을 만나고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사람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돈이 생기면 누구를 만나든 만나는데 제일 많이 쓰고 싶어진다. 어쩌다보니 나는 운 좋게도 학부시절부터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쌓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무언가 함께 해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나아가 나 스스로가 발전할 수 있는 일인지를 알아버렸다. 그리고 혹시나 누군가 나를 좋게 평가한다면, 나의 어떤 역량에 대해 인정을 해준다면 그것은 내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가끔 돈에 여유가 생기면 헤어지기 아쉬운 자리에선 3차 가는 사람들 있으면 내가 쏜다, 를 외치게 되고 일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항상 통장잔고는 0이 되었다가 훅 늘어났다가 다시 0이 되었다가 하기를 반복한다.

분명 관계라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고, 지금 나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내가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에도 옆에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뭐랄까... 옷을 살 때 10년 입을 생각을 하고 사지 않는 것처럼, 관계를 만들 때에도 당장 내가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 중요하지(내 사이즈에 맞고 내가 지금 입고 싶다는게 중요하지), 뭐 내가 군대만 갔다 와도 안 볼 수도 있지 않나, 이런 계산을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아 뭔가 훈훈해지는데 문제는 내가 돈이 없어 또 ㅋㅋㅋㅋㅋㅋㅋ 통장엔 3000원 에잉 -_-;;;
약간의 미래에 대한 대비는 해놓아야지 안되겠어 ㅠㅜ (急반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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