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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흔적

불과 2년 전, 나는 꿈에도 몰랐다














오늘 문득 나의 30대가, 나의 40대가 어떨까 상상을 해보다가 
'지금 고민해봤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쓴 글 -_-


2000년의 나는, 중학교 3학년, 게임을 좋아하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탁구 치는 걸 좋아했던, 퇴마록 등의 판타지소설이나 만화책을 즐겨 읽었던, 평범한(?) 남학생. 공부는 그럭저럭 하는 정도. 좋아하는 과목은 정보(컴퓨터). 그때 나는 2002년에 그렇게 영어를 좋아하게 될 줄은, '서울대'를 목표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02년의 나는, 고등학교 2학년. 월드컵에 열광하고, 기숙사 자율학습이 끝나면 사감 선생님의 눈을 피해 친구들과 워크래프트3를 하러 피씨방으로 향하곤 했던, '영어교사'라는 꿈을 가지고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지망하던 학생. 그때 나는 2004년에 남들 앞에서 춤 공연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04년의 나는, 대학교 1학년. 소위 '깨지는 경험'을 반복했던, 연애 고민도 해보고(?), 술 먹고 추태도 부려보고, 난생 처음 남들 앞에서 춤(마임/몸짓/문선)도 춰보고, '교육'에 대한 고민과 페미니즘, 맑시즘을 마주하게 됐던 평범한(?) 새내기. 그때 나는 2006년에 내가 단대 학생회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각주:1]

2006년의 나는, 대학교 3학년. 학교에서 총학 빼고 할만한 건 다 해본 늙은이(?). 단과대 교육관련 사업, 자치언론 창간 등등 교육에 대한 고민은 계속. 영어교육과에서 교육학과로 전과. 학생회 활동에 왠지 지쳐서(?) 몸짓패에 가입. 그때 나는 2008년에 내가 명박산성 앞에서 마이크를 잡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08년의 나는, 대학교 5학년(-_-). 드넓은 오지랖으로 동아리연합회 대표자 업무 수행. 이엠비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쏟아짐(왜 내가 학생회만 하면 난리였는지.. 06년엔 평택. 08년엔 촛불.. -_-). 집회가 적성에 맞지 않으나(?) 매일 광화문 출퇴근. 휴학하고 과외하면서 번 돈 죄다 택시비로 날림. 그때 나는 2010년에 내가 평생교육전공 대학원생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10년의 나는, 대학원생. 학부 때 수업 한 번 들어보지 못했던 교수님의 지도학생으로 석사과정 입학. 난생 처음 들어본 'collective learning'이라는 개념에 끌려 연구주제로 삼게 됨. 대학원 시험 준비하면서 와우라는 신세계를 만나 만렙 세 개 -_-;;; 찍음. 사교성 없는 편이 아닌데 대학원 생활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아 초기에 심한 부적응(?) 증세를.. 그때 나는 2012년에 내가.....


2012년에 내가 뭐가 될지 어떻게 아나. 여기서 만약 그때 나는 2012년에 내가 논문제출을 못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때 나는 2012년에 내가 군인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등등 실현가능한(?) 뻔한(?) 우울한 소리를 쓰는 건 의미가 없고.. -0-;;; 내 삶에서 '굴곡'을 만들어온 변화들은 대개 긍정적인 방향(?)이었으니 2012년에도 그렇게 되리라 기대해보는 건..... 헛된 희망일까나 ㅋ



  1. 과/반 활동은 진짜 열심히 했는데 당시 단대 학생회가 NL계열 노선대(현 민노당 학위 라인)였고 진짜 이미지가 안 좋았음. 그리고 같이 활동한 친구들은 죄다 전학협 잔재들... 단과대 학생회는 까면 깠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는 이미지 -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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