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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단상

2015년 결산


2015년 결산



올해의 맥주: 산토리

산토리를 처음 마셔본 건 2012년 일본에 워크샵을 갔을 때였다. 그때 생맥주로 마셨던 삿포로, 기린, 산토리가 너무 맛있어서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방사능 맥주 어쩌고 하는 괴담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에서 수입 맥주 사다 마시고 그랬던 기억이..ㅋ 올해는 캔맥주로 산토리를 가장 자주 마신 것 같다. 여전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는 <올드 라스푸틴>이고, 강한 인상이 남았던 건 <빅토리 앳 씨>지만 ㅋㅋ 가장 자주, 많이 마셨다는 점에서 산토리가 최고. 



올해의 안주: 녹두거리 꼬꼬 닭강정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5515라인 닭강정집. 대성닭강정 이후 녹두에 먹을 만한 닭강정이 없다고 ㅠㅠ 왜 녹두엔 가마로가 없냐며 한탄하던 어느 날, 우연히 먹어본 닭강정 맛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 뒤로는 닭강정/치킨류 생각날 때는 꼬박꼬박 여기서 사다 먹었다. 적당히 바삭하고, 기름맛이나 닭비린내가 없는 편이어서 좋다. 다만 이제 바로 옆에 가마로닭강정이 생겼다는 게.... 그리고 이 닭강정만큼이나 놀라운(?) 발견은 녹두 메인거리 본스치킨에서 파는 탕수육이다. 안심살이어서 부드러운데 겉은 바삭하고, 양념도 괜찮고 +_+ 양이 많다보니 닭강정만큼 자주 먹진 않았지만 먹을 때마다 만족함.




올해의 맛집: 성민양꼬치

관악구 맛집이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2-3년 전부터, 샤로수길이라고 서울대입구-낙성대 가는 길에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래봐야 서울대입구 최고의 맛집은 성민양꼬치 아니겠나 싶다. 양꼬치도 항상 만족스럽지만, 올해는 호남닭고기나 호남새우가 더 기억에 남는다. 양꼬치엔 칭따오 ㅇㅇ 녹두호프나 쿠시야 같은 전통의 강자(?)를 더 자주 찾긴 했지만,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뭔가 의지하는 친구들과 함께 찾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올해는 성민이 최고.



올해의 행운: 전역

입대할 때만 해도, 그리고 사실 전역을 두어달 정도 앞두기 전까지는 항상 까마득했던 2년이 어쨌든 가긴 갔다. 몸도 마음도 별로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전역했으니 참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이걸 당연한 게 아니라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현실이 좀 슬프다. 그리고 어찌 됐든 전역하고 한달이 가기 전에 먹고 살 길을 찾았으니 뭐.. 운이 좋았다고 해야겠지.



올해의 득템: 수입맥주 전용잔

가을부터 시작된 홈플러스 수입맥주 전용잔 행사 때 진짜 온갖 맥주잔을 다 구할 수 있었다. 맥주 취향이 수입맥주로 기울면서 예쁘기도 하고, 맥주맛도 더 좋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전용잔들이 꼭 가지고 싶었는데 ㅋㅋ 이런 행운이! 지금 가지고 있는 잔은 홈플러스 행사 전에 비어슈퍼나 뭐 기타 다른 경로로 구했던 것 합쳐서 총 17개. 아사히, 산토리, 기린, 삿포로, 호가든, 듀벨, 파울라너, 기네스(고블릿, 파인트), 스텔라 아르투아, 트위스티드 만자니타, 템트9, 버니니, 볼비어, 히타치노 네스트(2종류), 스미딕스. 가장 애정하는(?) 건 삿포로다. 심플한 매력이 있음 +_+ㅋ    



올해의 여유: 영화(146편)

작년에는 군인이라는 신분 덕분에(?) 책을 106권 봤는데, 올해는 뭐 비슷한 이유로 책보다는 영화를 많이 봤다. 아무래도 왓챠의 유혹에 많이 넘어가서인듯 ㅋㅋ 장르별로는 로맨스/멜로/드라마가 57편(best_맨 프롬 어스). 액션/판타지가 24편(best_앤트맨). 스릴러/범죄/공포 8편(best_고백). 애니메이션 25편(best_인사이드 아웃). 코미디 17편(best_미쓰홍당무). 다큐멘터리 15편(best_인사이드 잡). 그 외 단편 애니 28편(best_겨울왕국 열기). 다큐멘터리를 좀 많이 보고 싶어서 찾아놓긴 했는데 역시나 스트레스 해소에는 픽션이 ㅎㅎ 




올해의 문학: 조지 오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작년에 본 책은 106권. 올해는 54권. 이 차이의 대부분은 문학이다. 작년에는 결산할 때 장편소설/단편소설집/에세이집으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문학서를 많이 봤는데 올해는 거의 ㅠㅠ 메마른 한 해였달까(부족한 감수성은 영화로 채웠..). 여튼 그 와중에 제일 좋았던 건 조지 오웰의 르포. 소설을 고르기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어서 아예 카테고리를 없앨까 했지만 르포도 문학이니. 이런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어떤 글을 쓰든 이 르포에서 보이는 그의 태도만은 항상 염두에 두고 싶다. 





올해의 책(교육): 프랭크 도너휴, <최후의 교수들>

이 시대 대학이 직면한 문제를 '교수'의 관점에서 진중하고, 솔직하게 풀어낸 책. 대학이라는 시스템을 낭만으로 채색하지 않는 현실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현실이 담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내는 비판의식이 매력적이다. 미국에서 인문학을 하는 교수가 쓴 책이지만, 한국에서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들도 풍부한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책(인문): 오창은, <절망의 인문학> 

몇 년 전 학계의 핫 이슈였던 '인문학 위기론'은 소위 실천인문학, 제도 바깥의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영토를 통해 극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원래 인문학의 위기란 그저 제도권/강단 인문학의 위기였을 뿐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나도 어느 정도는 동의했다. 다만 그렇게 결론내고 끝, 이라며 돌아서기엔 인문학의 위기를 둘러싼 많은 질문이 그대로 묻혀버린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들'을 다룬다. 허상이든 현실이든 그 어디쯤에 있든 '인문학의 위기'라는 현상을 읽고자 한다면, 시간을 내어 읽어볼만한 책이다. 



올해의 책(사회):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나오자마자 읽고 싶었는데 한참을 미루다가 가을이 되어 읽었다. 인류학/사회학적 사유를 텍스트로 무리없이(!?) 표현하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닌데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물론 흉내내는 것조차 어렵지..). 기회가 있을 때 김현경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보지 못한 게 정말 아쉽다. 한 사람, 한 사회, 그리고 여러 사회의 관계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고려할 때 항상 다시 돌아보게 될 것 같은 책. 





올해의 게임: 머너즈 워

한 6월쯤부터 폰을 쓸 수 있을 때마다 했던 게임. 뭐랄까 특별한 노력을 요구하지 않고, 뭔가 수집욕도 자극하고, 어설프지만 육성의 재미도 있어서 지금까지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폰 게임 이렇게 오래 하는 건 오랜만인듯. 





올해의 만화: <슬램덩크>

너무 고전이긴 하지만, 올해 정주행한 이런저런 만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슬램덩크>다. 어느 경기에서 어느 순간, 어떤 장면과 대사가 나온다는 것까지 대충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울컥 올라오는 감동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완전판이 아닌, 오리지널판이 재출간되었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여유가 생기는대로 꼭 사모으고 말테다. 



올해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특별히 빠져서 본 웹툰이 없는 한 해였다. 레진에 재밌는 웹툰이 많아보였는데, 별로 여유가 없다보니 접근성 높은 포털 웹툰들만 쭉 따라갔다.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꼽자면 <게임회사여직원들>이나 <술꾼도시처녀들>, <죽어도 좋아!>처럼 다음에서 연재되는 말랑한 것들이.. 그 중에서 베스트는 <술꾼도시처녀들>이다. 마지막에 포함돼있는 안주짤이 사람을 울리는.. ㅠㅠ 밤에 보면 안된다. 





올해의 매체: ize

작년에 이어 올해의 매체도 ize. 올해 ize는 뭔가 무르익은 느낌이다. 전방위적인 문화비평을 전개하는 생산성도 그렇지만, 성인지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성 예능인에 대한 특집이나 <뷰티풀군바리>에 대한 비평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요런 분야 비평쪽에선 당분간 가장 핫한 매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무한도전: <끝까지 간다> 특집

올해 무도는 여러모로 안타까웠다. 사실 <식스맨>은 상반기 내내 화제를 뿌렸고, 막판에도 <공개수배> 특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화제가 되는 건 되는 거고, 그냥 전반적으로 지쳐있다는 느낌이 역력한 한 해였달까. 꾸역꾸역 일정 퀄리티를 '뽑아내고' 있는 게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무도는 물론 지상파의 다른 가능성 넘치는 예능 프로그램들에도 얼른 시즌제가 도입되면 좋겠다. 여튼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끝까지 간다> 특집. <공개수배>도 재밌긴 한데, 역시 무도 멤버들 사이의 케미가 돋보여서 그런가 여기에 마음이 가네. 노홍철과 길이 없는게 참 아쉽기도 하고




올해의 TV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매년 올해의 <무한도전>을 꼽는 건, 무한도전이 항상 '올해의 TV프로그램', 혹은 '올해의 예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2015년 최고의 TV 프로그램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인 것 같다. 초창기에 자리를 잡는데까진 백주부의 역할이 컸지만, 백주부가 하차한 후에도 '콘텐츠 방송'의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각 방송사에서 그냥 블루오션 정도로만 생각하던 MCN사업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도 아마 <마리텔>의 성공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한국 영화: <미쓰 홍당무>

내가 왜 이걸 이제 봤지 ㅋㅋ언제고 봐야지 봐야지 했는데 요상하게 안 땡겨서 미루다가 드디어ㅋ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 최고의 블랙 코미디. PC하게 따지자면 불편하지만, 이런 B급 영화는 어느 정도 내려놓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외국 영화: <고백>

강렬한 포스터 문구 때문에 별만 찍어놨다가, 영화가 시작하고 3분도 채 되지 않아 무섭게 빨려들어갔다. 어떤 점에선 유치하고 또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인간성'의 소름끼치는 단면을 드러내기 위해 사고실험을 극단으로 밀어붙이고, 그걸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는 게 함정.




올해의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

탐사보도 다큐는 이렇게 찍는구나 싶은 느낌. 한국 버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올해는 일부러라도 다큐를 좀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에 <인디게임: 더 무비>라든가, <맨 온 와이어>, 기타 EIDF 상영작 등등 재밌는, 수준 높은 다큐들을 접할 수 있었다. 대개 다 비슷하게 좋았는데, 뭐랄까.. 임팩트 측면에선 <인사이드 잡>이 가장 커서 이걸로 선정.




올해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올초에 <빅히어로>를 보고 올해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무조건 <빅 히어로>겠다 싶었는데, <인사이드 아웃>이 나와버릴 줄이야. 2014년에 트레일러 떴을 때도 기대하긴 했는데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가 나와서 참 행복했다. <빅 히어로>는 뭔가 귀염귀염함으로 도배돼있고, 적당히 따뜻한 메시지가 있어서 좋았다면, <인사이드 아웃>은 극단적인 귀여움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없지만,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전자가 기본적으로 오락영화라면 후자는 코믹하게 풀어낸 드라마에 가깝달까. 여튼, 대단한 영화다.




올해의 배우: 정유미

영화도 많이 보고, 드라마도 많이 봐서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참 많았는데, 누군가 한 명 기억나는 배우는 없는 한 해였다. 배우 개인의 매력이 가장 돋보였던 작품은 <로맨스가 필요해 2012>가 아니었나 싶다. 




올해의 캐릭터: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백주부

게임 끝. 솔직히 올해 MBC 연예대상은 백종원 줬어야 한다. 화제성이나 예능의 확장 측면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따라올 프로그램이 없고(진짜사나이는 화제는 되지만 프로그램이 쓰레기고 복면가왕은 나가수 계열의 변주라는 점에서 어디서 본 느낌이니까), 사실 <마리텔>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 동안 백주부가 하드캐리한 건 누구나 인정할 테니까. 예능인이 아니어서, 그냥 '출연자'여서 상을 안 준건지 모르겠지만 뭐.. 여튼 백종원에 대해서는 썰을 풀자면 끝이 없으니 조만간 글을 쓸 예정(7월부터 조만간 쓸 예정이었다는 게 함정)




올해의 미국드라마: <뉴스룸> 시즌3

미드 정말 많이 보긴 했다. <셜록> 시즌3는 영드지만 일단 같은 계열올해도 미드 꽤 많이 봤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 <화이트 칼라> 시즌6(시리즈 피날레), <에이전트 카터> 시즌1, <데어데블> 시즌1, <왕좌의 게임> 시즌5, 그 외 몇 년째 보고 있는 <굿 와이프>, <빅뱅이론>, <그레이 아나토미>까지. <에이전트 오브 쉴드>가 뭔가 성에 안 차서 시즌2부터 안 보고 있는데, 같은 마블 시리즈임에도 <에이전트 카터>나 <데어 데블>은 훨씬 만듦새가 좋았다. <하오카>는 시즌1, 2의 초기 끗발이 좀 죽는 느낌이었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편이었고, <굿 와이프>는 진짜 전 시즌 통틀어 가장 속도가 넘치면서 뒤통수를 때려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명불허전 <왕좌의 게임>은 이번 시즌도 미친 클리프 행어 -0- 슈뢰딩거의 존 스노우를 남기며 화제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올해 내 베스트는 <뉴스룸> 시즌3. 이건 사실 이번 시즌이 특별히 재밌었다기 보다는 완결된 시리즈 전체에 대한 애정에 가깝다. 시즌1에서 아주 멋진 '언론'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손석희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들은 것 같다), 시즌2에서는 그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었고, 시즌3에서는 좌절을 담아냈다. 시즌3는 그 좌절을 섬세하게 다루기엔 좀 짧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별로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여튼, 아마도 최고의 미드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일본드라마: <오센>

올해 일드는 <오센> 하나 봤다. 그것도 백종원을 소재로 한 글을 쓰기 위해 보기 시작했는데.. 다시 봐도 정말 잘 만든 드라마다. 참 보수적인 이야기인데도, 그 가치를 억지로 강변하지 않는 느낌이 좋다. 여기서 풀 수 있는 썰도 (7월부터) 조만간 쓸 예정인 원고에서.. ㅠㅜ




올해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암살교실>

애니메이션을 별로 안 봤다. <토라도라> 복습 한 번 했고, 그 외엔 8월말이었나 9월이었나 <암살교실>을 봤다. 교육공동체 벗 카페에 조합원이 올린 추천글을 보고 언제고 봐야지 기억해놨다가, 입사지원서 쓰던 시기에 멘탈 관리를 위해 정주행.. ㅋㅋ 재밌었다. 설정이 좀 작위적이긴 하지만 그런 걸 내려놓고 본다면 ㅋㅋ 경쟁지향적인 학교 체제에 대한 비판이 전면에 등장하는데, 솔직히 난 그런 내용보단 '암살'과 '성장'의 연결고리가 좀 재밌었고(요것도 글로 써보고 싶다), 무엇보다 개그코드가 좀 나랑 맞았다 ㅠㅠㅠㅠ 시즌2 안 나오나 모르겠네. 여유 생기면 바로 복습해야지 ㅋㅋ




올해의 한국드라마: <학교 2013>

한국 드라마는 <로맨스가 필요해 2012>, <학교 2013>, <후아유>, 이렇게 세 시리즈를 봤다. <로필2012> 볼 때는 이게 올해의 드라마가 되겠구나 싶었다. 별로 공감가는 연애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캐릭터와 이야기 자체의 매력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후아유>가 한창 방영되던 시기에, 이거 재밌다고 보라고 막 그런 얘길 여러 차례 들었다. 그럼 <학교2013>부터 보고 <후아유>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충.격. 정작 <학교2013>이 방영 중일 땐, 내가 워낙 멘탈이 안 좋아서(석사논문 쓰던 시기..) 막 화제니 어쩌니 해도 안 봤는데 허허 한국에서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구나. <학교2013>에 대해서는 <오늘의 교육>에 글로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교사들의 포르노라고 생각한다. 난 별로 교사교사함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참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풀어내는 게 대단하달까. 




올해의 노래: 김보경, <혼자라고 생각말기>

이건 <학교2013> 빨이긴 한데, 루나가 부른 것도 들어봤지만 애초에 곡의 감성이 김보경 보컬과 훨씬 맞는 것 같다. 덕분에 김보경의 다른 노래들도 좀 찾아보게 됐고.. 판에 박힌 연애 스토리 일색의 대중가요판에 이렇게 '위로'와 '기댐'을 담아낸 가사를, 호소력 있는 보컬로 불러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