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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리뷰

[논문] 상황학습이론













2010년 가을학기 성인학습자연구 리뷰페이퍼



Lave, J., Wenger, E., 손민호 옮김. (2010). 상황학습:합법적 주변 참여서울강현출판사.


Wenger, E., & Snyder, W. (2000). Communities of practice: The organizational frontier. Harvard Business Review, 78(1), 139-145.




상황학습이론



상황학습이론을 처음 접하고 느낀 것은 약간의 짜릿함이었다. 그 동안 학습이론을 공부하면서 가지고 있던 약간의 아쉬움을 해소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participation metaphoracquisition metaphor와 대조해서 다룰 때만 해도 그게 무슨 소리인지 잘 와 닿지 않았었는데, 상황학습-‘합법화된 주변적 참여가 이론화되는 과정을 읽으면서 그 당시에 잘 모르고도 넘어갔던 것들을 새롭게 이해한 느낌이 들었다.

 

상황학습 이론은 성인은 물론, 그 외 제도권 밖의 학습자들이 학습하는 방식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턴으로 일했던 성미산학교에서 택하고 있는 프로젝트식 수업이 이 이론을 약간 변형시켜 적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음 프로젝트 수업을 봤을 때는 이렇게 과업을 해결해가는 방식이 아이들의 문제해결능력이나 판단력, 민주적인 의사결정능력 등은 키워줄 수 있지만 언어능력이라거나, 속칭 지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습득하는 데는 조금 불리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했다. 그런데 오히려 프로젝트의 주제와 연관 지어서, 다시 말해 실천 속에서지식들이 제공되자 아이들이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빠르고,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비슷한 상황 속에서 그 지식을 잘 활용해 과업들을 수행해나가는 것들을 보고는 오히려 이런 수업이 미래형이 아닐까 생각했다. (학교공간을 꾸미고 사물함을 직접 만들고 하다 보면 어지간한 수준의 수학/과학공부도 척척 해내곤 한다)

 

다만 워낙 맡은 역할이 다양하다 보니 같은 수업을 하더라도 얻는 것이 다 다르고, 그 성과가 계량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교육받은 사람이라는 일반적인 이미지(=높은 점수를 받는)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울 것 같아 이런 성과들을 잘 평가하는 방식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든다. (내가 인턴을 했던 학기에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학기말 발표회 등을 통해 수업의 성과들을 정리하고 별도의 평가항목이 있는 경우에는 부모님과 면담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평가는 성인의 학습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할 것이다.

 

도제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상황 학습이라는 개념을 연구하다가 다시금 합법화된 주변적 참여라는 개념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은 전 단계의 논리적인 모순을 해결하면서도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는 학문적 발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오늘 장상호 선생님의 강연에서 선생님께선 아예 개인을 교육현상이 관여하는 단위로 한정하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 뒤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상황학습이론은 그 이론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변수를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가 어떤 상황 속에서 습득한 능력은 다른 상황에서도 금방 활용이 가능한데 왜 다른 것들은 그렇지 않은지.. 그리고 상황 속에서 학습을 하는 과정에 성격이나 감정 등 충분히 개인적일 수 있는요소들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와 같은 문제에 대해 섬세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결국 acquisition이냐 participation이냐, individual이냐 social이냐에서 어느 한 쪽만을 강조해서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뻔한 결론에 도달했다. 어쨌든 상황/맥락을 중심에 두고 학습을 설명하는 이론을 접하고 나니 이제 조금은 머릿속에서 균형이 맞아서 더 고민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