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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리뷰

[논문] 관점전환학습(transformational learning theory)













2010년 가을학기 성인학습자연구 리뷰페이퍼



관점전환학습에 대한 몇 가지 생각



메지로우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관점전환학습에 관한 몇 개의 논문을 읽어보았다. 기본적으로 이 이론에서 그리고 있는 모습이 몇 가지 다른 학문에서 제시되고 있는 개념들과 맞닿아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점자체가 전환되는 학습에 대한 설명은 확실히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의 전환과 비슷한 것 같고, 결과적으로 학습이 모종의 해방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파울루 프레이리도 겹쳐보였다.

 

나의 자유로운 사고를, 그리고 보다 정교한 인식을 가로막고 있던 여러 억압들로부터의 해방을 가능케 하는 인식의 전환이 있다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동의가 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학부시절 <도덕교육방법론> 수업을 들으면서 특강을 해주신 한 교수님의 얘기가 생각이 났다. 삐아제의 인지발달이론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에 바로 그 대학에서 심리학 수업을 듣다가 이렇게 질문하셨다고 한다. “나는 어린 시절 무엇을 배웠던 순간에 대해서는 기억하지만 그 발달단계 사이의 전환을 기억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단계에서 단계로의 전환이라는 것에 의심이 든다나는 학습이라는 것이 결국 나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심정적으로, 그리고 사실 경험적으로도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해 메지로우가 말하는 2번째 학습의 형태인 의미단위 형성과 3번째 학습의 형태인 의미단위의 전환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선, 혹은 회색지대가 얼마만큼 넓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우리가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의미단위의 전환은 물론, 관점전환까지도 태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내가 이런 의문을 품는 이유는 관점전환이론에서 제시하는 학습의 형태라는 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점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세상과, 다른 누군가와 의사소통을 시작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많은 학자들이 이미 비판했지만, 전환이론에서는 Reflection이 역시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의 관점을 바꾸는 변화라는 게 꼭 그렇게 비판적이고 체계적인 성찰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종교적인 체험이나 깨달음은 말할 것도 없고, 정확한 예가 지금 떠오르지 않는데 이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통찰들도 직관적인 깨달음에서 오는 경우가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관점의 전환이라는 게 결국 실천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고민이 되는 문제인데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관점에 충실하게 산다는 것이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면 사실 행동 자체도 바뀌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은데 우리는 흔히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니까. 이건 그냥 윤리(?)의 문제라고 보면 되는 것일지.. 그런데 윤리와 관련된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학습의 관점에서, 나아가 교육학의 관점에서 탐구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Transformative_lea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