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고/리뷰

[논문] 상황학습이론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













2010년 가을학기 성인학습자연구 리뷰페이퍼


Hager, P. J., & Halliday, J. (2006). Recovering informal learning: Wisdom, judgement and community. Dordrecht: Springer. Ch. 6-7(pp. 159-201)

 

Gee, J. P. (2000). Communities of practice in the new capitalism. Journal of the Learning Sciences, 9(4), 515-523.

 

Heaney, T. (1995). Learning to control democratically: Ethical questions in situated adult education. Paper presented at the 1995 Annual Adult Education Research Conference, University of Alberta, Canada. 




상황학습이론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



이 논문들은 상황학습이론의 응용 버전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Gee의 글에서는 반성적 실천 공동체(reflective CoP)라는 개념을 들면서 세계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학습의 양태를 서술하고 있고, Heany합법적인 주변적 참여의 과정을 둘러싸고 있는 몇 가지 윤리적(or정치적?) 문제를 제기하고 학습에 있어서의 주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Heany의 글에서는 주변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peripherality가 아니라 marginality를 쓰는데 일부러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 애초에 peripherality라는 단어는 사전에 있는 용어가 아니고 주변성이라고 하면 marginality를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저번에는 peripherality라는 용어를 본 것 같다. ‘합법적인 주변적 참여라고 했을 때 주변적이라는 것은 중심이 아닌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었다고 생각하고, marginality가 사용된 맥락에서의 주변성이라는 것은 커뮤니티의 경계(border)혹은 가장자리(edge)에서 학습이 발생한다는 걸 드러내는 것 같은데 이 둘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라는 게 있을까, 아니면 그냥 학자들마다 조금 다른 용어를 사용한 것일까?

 

또한 Heany는 권력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어떤 구조들은 학습자를 완전한 참여자로 이끌지 못하고 계속 주변에 머물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는 더 나은 학습을 유발하는 구조는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았다. 상황학습 이론을 염두에 두고 더 나은 학습환경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민주적인 관계에 기초한 소통에서 시작해서 서로가 하는 일을 잘 관찰할 수 있는 물리적인 조건.. 등등이 떠오른다. 확실히 전통적인 방식의 교수-학습, 즉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 잘 이뤄질 수 있는 조건과는 전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습을 어떻게 보고 개념화하느냐에 따라서 확연히 다른 요구들이 발생하게 되는 걸 보면 현실에 기초해 이론이 수립되는 것과는 별개로, 아무리 기술적인descriptive 이론이라고 해도 이론이 바뀌면 현실이 확 바뀌게 되는 것 같아서 새삼 프레이리가 이야기한 이론과 실천의 변증법이 이런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프레이리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더 든 생각이 있다. 프레이리의 <교사론>을 보면, 그의 사상이 하나의 세련된 교수법처럼만 다뤄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Gee의 논문을 읽어보면 마치 상황학습이론, ‘실천공동체프로젝트식의 학습이라는 것도 이 시대에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교수법으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 대한 비판은 실천에 활용하기에 급급해 그 이론이 가지는 설명력이라든가 학문적인 함의를 놓치거나 왜곡하는 것을 경계하는 맥락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학습을 연구할 때는 실천 그 자체와도 참 밀접하게 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이렇게 해야 잘 배운다와 같은 교육공학, 교수이론의 아이디어들에서 학습이라는 개념을 도출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새로운 이론은 현상 자체를 만들어낸다기 보다는 현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일 텐데, 그렇다면 학습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다양한 학문들로부터 브레인스토밍의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앞으로는 다른 전공에서 각광받는 연구들도 조금씩이나마 살펴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