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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리뷰

[논문] 생애경로와 구조(structure)-행위성(Agency)의 문제













2011 가을학기 평생학습과 생애경로 발제문

 

Settersten, R. A. & Gannon, L. (2009). Structure, agency, and the space between: On the challenges and contradictions of a blended view of the life course. Reprinted in W.R. Heinz, J.H. Huinink, & A. Weymann (Eds.), The Life Course Reader: Individuals and Societies Across Time. Frankfurt: Campus Verlag. 




생애경로와 구조(structure)-행위성(agency)의 문제




저자들은 서문에서 생애경로 연구의 흐름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한 흐름은 생애경로가 사회적 영향력의 산물임을 강조하고, 다른 흐름에서는 생애경로에 있어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더 강조한다. 이 중에 전자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Structure without Agency’모델이다. 이 모델은 생애경로가 개인이 속한 사회의 특징과 그 사회에서 개인이 어디 위치했느냐에 따라 구성/결정된다고 본다(주로 유럽의 사회학 전통). 따라서 어떤 판단이나 실천에 대해 개인의 책임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나치게 저평가한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다른 한 극단에는 ‘Agency without Structure’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생애경로가 개인의 결정과 행동에 의해 조성/결정된다고 본다(주로 미국의 심리학 전통). 이런 경우, 어떤 상황에 관여하고 있는 사회적 조건의 영향을 무시하고, 개인의 능력과 태도에 모든 책임을 돌린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은 “StructureAgency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어느 한 쪽을 택하지 않고, ‘Agency within Structure’라는 새로운 모델에 주목한다. 일종의 혼합모델이라 할 수 있는 이 모델은 특정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혹은 특정한 사회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어떻게 목표를 설정하고/행동하고/의미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인이 스스로의 행동을 통해 그런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키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Agency within Structure’ 모델은 학제간 특히 생애발달심리학과 생애경로사회학의 경계를 넘기를 요구한다. 이 작업을 통해 AgencyStructure의 개념은 보다 명확해질 수 있으며, 생애경로 연구에 도움이 될 정교한 이론과 방법이 개발될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생애주기 안에서, 혹은 여러 생애주기에 걸쳐서 StructureAgency가 가지는 독특한 본성, 효과에 대해서 비판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델을 통해 드러날 StructureAgencydynamics은 생애경로가 표준화되는 동시에 탈표준화되고 있다는 모순에 대해 하나의 설명을 제공해줄 수 있다.

 

 

Structure, Agency, and the Space Between

 

Structure

 

그동안 Structure라는 개념이 사회학에 중대한 기여를 해왔지만, 사회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개념의 정확한 정의는 합의되지 않고 있다. 전통적인 접근에서는 Structure를 개인에게 작용하는 강력하고 안정적인(쉽게 바뀌지 않는) 힘으로 본다. 예를 들어, Alwin(1995)Structure상대적으로 정형화되고 지속되는 역할, 관계, 의사소통 패턴의 연결망 안에 있는 기회와 제약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ex-관료제). 여기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Structure가 가진 안정성이다. 하지만 안정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Structure의 역동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접근은 사람들이 Structure를 바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또한 사회적 Structure와 인간의 삶,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연결이 굉장히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무시해왔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Structure가 역동적이라는 것은 안정성이라는 Structure의 핵심적인 특징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아예 Structure의 개념 자체를 부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Structure의 변형과 그것들이 인간의 삶에 잠재적으로 끼치게 되는 효과일 것이다.

     그동안 사회적 계층화를 연구해온 사회학자들은 나이, 인종, , 사회적 계급이라는 네 가지 key dimensions을 통해 사회의 Structure를 묘사해왔다. 대부분의 복잡한 사회에서 사회적 자원은 불균등하게 분배되어 있으며, 사회학자들의 관심은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자원의 배분이 어떻게 이 네 가지 key dimensions의 영향을 받는지에 있었다.

     유사하게, 생애경로사회학자와 생애발달심리학자들은 personal attribute, social address, social niche라는 연구모델에 천착해왔다. personal attribute 모델은 생물학적, 신체적 특징(나이, )에 의해, social address 모델은 지리학적, 사회적 그룹의 특징(농촌/도시, 계급, 인종)에 의해, social niche 모델은 다양한 속성의 교차(가난하고 어린 싱글맘 vs 다른 집단)에 의해 개인들을 분류하고 비교한다. 기본적으로 이런 모델들은 class-theoretical 모델이다. 이들은 개인의 특징을 통해 Structure와 그 Structure 안에서의 개인의 경험을 불평등의 어떤 측면을 읽어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특정한 개인적 특징을 공유한 사람들이, 비슷한 사회적 세계와 경험 역시 공유하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굉장히 의심스럽고 무모한 시도이다.

     이렇게 Structure는 정의하기도, 측정하고 모형화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제 사회적 조건을 개념화하는데 있어, 그리고 그 안의 특징과 과정들을 측정하는데 있어 새로운 시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Agency


AgencyStructure 만큼이나 복잡하다. 오랜 세월동안 학계에서는 Structure-Agency에 관한 논쟁이 있어왔다. 그럼에도 Agency가 정확히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지점에서 이론적으로 문제가 되고, 또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합의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을 능동적/자각적인 주체로 묘사하기 시작한 것은 인간발달을 구성주의 관점에서 연구한 학자들이다. 그들에 따르면, 각각의 개인들은 각자의 삶에서 직접 무언가를 결정하고, 기회를 만들어 내고, 의미를 창출하는 건축가와 같다. 이렇게 주체를 강조하는 경향은 사회학의 최근 연구에서도 발견된다. 예전에 주어진 것으로 여겨지던 아동의 자아는 이제 만들어지고 재귀되는 것이 되었다. 당연히 어른들의 삶에도 이런 구성주의적 관점이 적용될 수 있다. 자기규율, 자기계발은 독립/자치/개인적 목표/정체성 등이 문제가 되는 성인으로의 이행기에 더 구체적으로 이뤄진다. 한 개인이 인생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와 정체성은 일상적으로 부대끼는 주변 사람들은 물론, 문화적 규범(그 문화권의 일반적인, 기대되는 생애경로)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렇게 삶에 대한 문화적 기술과 그 영향이 점점 흐릿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최근 발달과학의 관심은 주로 내적 동기, 계획, 의사결정, 그리고 개방된/유연한 경로와 같이 개인/Agency에 관련된 개념들에 치우쳐있다.

     사회학에서 Agency에 기초한 중요한 개념으로는 Clausen(1993)‘planful competence’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능력/한계/흥미를 알고,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알고 있고, 어떻게 그것들의 이점을 취할 수 있는지를 알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planful competence는 크게 보면 dependability, intellectual involvement, 그리고 self-confidence라는 세 가지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planful competence는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평가할 수 있고, 그것을 상호작용 과정에 고려할 수 있는 것, 새로운 경험에 대한 유연하고 개방된 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목표와 함께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Clausen은 이러한 planful competence가 청소년기에 포착될 수 있으며, 그 이후의 삶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planfully competent한 청소년은 좋은 의사결정을 하고, 인생의 초기에도 성공할 수 있으며, 그러한 초기의 성공이 점점 축적되어 이후 생애경로에서 더 좋은 결정과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하지만 planfully competent한 사람들도, 그들의 competency를 표현할 사회적 자원을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다른 사회적 장애물이 가로막는다면, 기회가 왔을 때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여기서 우리는 사회적 세계의 장벽과 개인적 자원/역량, 이 두 가지에 의해 Agency가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애경로는 어느 정도는 개인적인 삶의 구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생애경로 연구에서 Agency에 주목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생애경로는 선택적인 사회적 과정을 수반한다. 사람들을 거르고 분류하는, 한 사람의 특징과 그 사람을 둘러싼 맥락에 따라 기회를 열고 닫는 다양한 사회적 조건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과 기회는 인종//나이/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사회적인 요소들에 의해 구성된다. 따라서 생애경로를 연구할 때는 AgencyStructure 중에 어느 하나만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모두를 적절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Agency within Structure


생애경로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Social StructureHuman Agency의 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Agency within Structure’ 모델은 각 개인들이 그들의 사회적 조건 안에서 어떻게 그들 고유의 삶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발달을 극대화하는지 고려한다. 그리고 어떻게 개인들이 각자의 사회적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그 세계를 바꾸기 위해 시도하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이런 모델들은 생애발달심리학과 생애경로 사회학 사이의 강한 파트너쉽을 요구한다. 사회학자들은 종종 생애경로를 구성하는데 개인의 성격/특징/동기/실천이 담당하는 역할을 간과하곤 한다. 반대로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발달을 증진시키거나 제한하는 강력한 사회적/역사적인 힘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면, 생애발달심리학의 연구성과들이 보다 미시적인 영역의 사회학적 연구에 경험적 기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StructureAgency의 개념, 그리고 그 둘 사이의 dynamics은 간학문적 연구에 의해 더욱 능동적으로 결합될 가능성이 있다.

     생애경로는 사회적 제도/문화/역사의 결과물인 동시에, 의사결정/행동/성격의 결과물이다. 새로운 생애경로의 모델은 이러한 요소들을 보다 완성도 있게 짜 맞출 필요가 있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는 생애경로에 작동하는 제도와 규범의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 중에서도 후자, 즉 주로 심리학의 영역이던 요소들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이렇게 사회의 변화에 따라 증진되는 개인의 자유는 새로운 가능성과 동시에 위험을 안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개인은, 보다 지배적인 모델 위에 구축된 제도적인 장벽과 싸우는 부담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많은 개인들이 혁신적인 삶의 결정을 이어간다면, 결국 다른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옵션이 생겨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Agency는 한 개인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집합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생애경로의 모델은 생애주기에 따라 한 개인 안에서, 혹은 개인들 사이에서 AgencyStructure의 본성/균형이 바뀌는지를 탐구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는 각 개인들이 그들이 처해있는 조건에 대해, 그리고 그들 자신의 역량과 자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주관적 이해가 개입된다. 이러한 이해는 한 사람이 인생을 어떻게 해석하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대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동시에, 우리는 그 주관적 이해가 관여하는 생애주기자체가 사회적 Structure의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생애주기는 사회적으로 폭넓게 인식되는 요소이며, 공유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제 뒤에서는 아동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3단계의 생애주기에서 AgencyStructure에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Structure, Agency, and Specific Life Periods

 

Childhood and Adolescence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은 가족, 학교, 이웃, 그리고 동료집단과 친구, 이렇게 네 가지 사회적 조건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이 네 가지 조건이 갖는 중요성, 그리고 각 조건들 사이의 연결망 덕분에 이 시기는 다른 시기들에 비해 인간-맥락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 시기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나쁜 이웃, 학교, 동료집단, 혹은 가족이 발달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리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분야에서 흥미로운 질문 중 하나로 어떻게/왜 나쁜 환경의 아이가 그 단점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는가?’가 있다. 이 질문과 관련해, 아동과 청소년들의 Agency는 어른들의 Agency와 결합해 그런 환경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동들이 가지는 Agency의 핵심적인 요소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존재하는 자원 자신을 대신해 행동할 수 있는, 또는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 지켜줄 수 있는 어른과의 긍정적 관계 을 어떻게 잘 작동시킬 수 있는가이다.

     이 시기 Agency가 가지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으로, 아동이 청소년이 되고, 초기 성인기에 진입할 때에 가족과 새로운 방식의 관계를 맺는 것을 들 수 있다. 많은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나 자원봉사를 시작하며, 가족 밖의 세계와 접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시민으로서 커가게 된다. 이런 변화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발달시키고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해준다.

     물론 Agency는 자기파괴적일 수 있다. 가정, 이웃, 학교 등에서 잘못된 전략을 취하게 되면, 아동에게 지나친 자율이 부여되고,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StructureAgency 사이에는 미묘한 균형관계가 필요하다. 주로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구조적 조건들(가정/이웃/학교/또래집단)은 반드시 아동의 독립과 자율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것에 반응하며 작동해야 한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많은 연구들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다는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1989UN 아동권리협약의 영향을 받은 유럽 중심의 아동연구가 이러한 관점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관점에서는 아동을 그들의 발달 과정, 방향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사회적 세계에 관여할 수 있는 하나의 권리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떻게 아동들이 다양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행동하고, 협상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arly Adulthood through Midlife


지금의 젊은 세대는 성장이나 책임감을 가지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보다 더 부모에게 의지하고 있다고들 얘기한다. 성인으로의 전이과정이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부모들은 이제 그들의 자녀들이 30대가 될 때까지도 자녀들을 부양하곤 한다. 오늘날 서구의 젊은이들이 대개 18~21세에 법적으로 성인이 되지만, 그들은 종종 훨씬 더 나이를 먹을 때까지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인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자신의 삶의 방향에 책임이 있고, 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의 결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시기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은, 한 개인이 오랜 기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 살아온 것에서 벗어나, 그들을 이끄는 강력하고 명확한 지침 없이도 어떻게 자율성을 획득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의 자율성이 증가하면서, 발달의 목표를 세우고, 개인의 자원을 활용하고, 주변 환경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과 필요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성인발달 연구에서Agency와 관련된 문제가 주목받게 되었다. 최근의 연구들은 성인들의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추세이다(어떻게 성인들은 그들이 존재하는 사회적 공간을 만들고, 또 그것에 의해 만들어지는가?). 이러한 방향의 새로운 연구는 성인 발달과 나이 듦을 연구하는데 있어 개인의 능력/자원만을 강조하는 것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중년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건강, 성격, 감정, 직업, 가족관계 등 삶의 많은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한다. 이런 도전들은 여러 한계와 제약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Agency의 형태와 수준을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중년은 성인기 초기에 미뤄뒀거나, 상실했던 자아의 측면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시기이기도 하다.

 

Old Age


노년기에 관한 연구들 역시 다른 성인기 연구와 마찬가지로 계획과 목표설정, 의사결정을 통한 Agency를 강조하고 있다. 특별한 점은,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역량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특징은 노인들이 가지는, 혹은 표현할 수 있는 Agency의 수준을 제한한다. 실제로 노년기 인생의 중요한 과업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노인들의 Agency는 각자를 둘러싼 가족, 제도, 국가와 마주하는데 있어, 그리고 그들이 의존과 독립의 경계에서 줄타기하는데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또한 곧 삶이 마무리된다는 노년기만의 특징은 영성과 종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학은 지난 몇 십년간, 노인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증진시키고 나이 듦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싸우며, 노년이 손실로 가득한 어두운 시기라는 믿음에 도전해왔다. 특히 성공적인 나이 듦이라는 관점은 학교와 이웃, 직장, 정치, 여가의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그려왔다. 이를 통해 노인들의 Agency가 표현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들이 마련되었다. 이 시기에 관한 연구는 성인기 초기와 마찬가지로, 강력하고 명확한 지침 없이 어떻게 노인들이 삶의 마지막 경로를 구성하는지, 어떻게 오랫동안 이어온 타인에의 의존을 벗어나 자율성을 획득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는 노인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무시함으로써 우리 자신, 그리고 노인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비록 아동권리협약에 준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노인을 위한 UN 원칙>은 우리가 노인들의 독립, 참여, 돌봄, 그리고 존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리하자면, 많은 경험연구들은 생애의 구성이 점점 더 불완전해가고 있음, 그리고 성인기 경로에 걸쳐 점점 문화적 영향은 줄어들고, 생물학적 영향이 늘어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서로 다른 삶의 주기에 사회-문화적, 그리고 생물-유전적 영향이 교차하는 것은 Structure-Agencydynamics을 탐구하는데 있어 많은 가능성을 제공한다.

 


Structure, Agency, and the Larger Life Course

 

현대 사회에서 생애경로가 사회적 규범, 법률, 정책 등의 제도화에 의해 표준화되고 있다는 주장과, 개인에게 주어진 다양한 선택지로 인해 탈표준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개인적 Agency의 형태는 다양한 생애경로가 출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런 다양성은 주어진 환경에서 주체와 타자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국부적으로(locally) 구성된다. 현대사회는 개인들에게 지속적으로 그들 자신,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관계에 집중하고 유지/보수하기를 요구한다. 오직 극소수의 개인만이 그들의 삶과 그들의 경험이 그들의 환경 너머에 있는 많은 다른 사람들과도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공유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생애경로가 표준화된다는 주장은 주로 특정한 생애시기의 전이, 구조, 내용을 규제하는 복지국가와 사회정책의 영향력 위에서 전개된다. 이 주장은 주로 서구 유럽의 연구에 기초하고 있는데, 한 쪽 극단에는 미국/영국 등의 자유시장국가가 있고(특정한 상황에서, 임시적이고 제한된 복지 제공), 다른 한 쪽 극단에는 스칸디나비아 사민주의 복지국가가 있다(전 생애에 걸쳐 높은 수준의 복지 제공). 이런 관점은 생애경로의 구조와 내용을 결정하는 국가의 중요성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다른 생애경로 패턴이 나타나는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한 사회 안에서, 그리고 서로 다른 사회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의 역동적인 특징, 그 경계들 사이에 이뤄지는 교환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내지 못한다. 또한 생애경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 설명하기보다, 시스템에 의해 구성되는 생애경로의 형태를 묘사하는데 집중함으로써, 한 사회 안에서 나타나는 생애경로의 형태를 균질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들은 어떻게 개인들의 집합적 행동이 커다란 규모의 패턴에 스며드는지를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커다란 규모의 패턴이 개인의 행동과 집합적 행위를 설명할 수 있다고 가정해버린다. 하지만 표준화/제도화의 증거들은 결코 개인의 결정과 행동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Kru¨gerLevy(2001)는 세 가지 틀로 제도화를 구분한다. 먼저 순차적인sequential 제도화는 생애시기를 순차적으로 구성하고, 한 시기에서 다른 시기로의 이동을 촉진한다(대략 몇 살 때까지 학교에 다니고, 몇 살에 취직하고, 몇 살쯤 은퇴하고). 다음으로 동시대적인simultaneous 제도화는 특정한 시기에 개인이 다양한 조직형태에 접촉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직장도 있고 가족도 있는 사람은 두 집단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접한adjacent 제도화는 학교, 공공행정, 대중교통, 비즈니스 등 다른 제도들이 일과 가족생활을 다루기 위해 제시하는 것들과 관계된다. 대부분의 생애경로 제도화는 비의도적이고 간접적이다. 이런 제도화의 서로 다른 차원들이 생애경로 연구에 있어 커다란 관심을 보장한다.

 

표준화와 탈표준화 사이의 긴장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이김으로써 해소될 필요가 없다.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분석의 층위와 연구의 관심에 따라, 동시에 진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StructureAgency 사이의 긴장, 표준화와 탈표준화에 대한 증거들과 같이 생애경로에 관해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연결에 대한 관심은 간학문적 연구를 촉진할 것이다. 앞으로 탐구될 수 있는 영역을 정리하자면 a) 표준화를 야기하는 구조적 요소들, b) 탈표준화와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Agency의 형태, c) 어떤 Agency의 형태가 표준화를 만들어내는지, d) 어떤 구조가 탈표준화와 다양성을 만들어내는지, 등이다.

 

Agency within Structure 모델은 어떻게 생애경로가 부분적으로 Agency의 결과이고 부분적으로 Structure에 의해 구성되는지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이다. 현대 사회는 급격히 변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사회적 제도와 정책의 기저에 깔려있는 삶의 모델은 너무 낡은 것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과 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것이다. 변화하는 사회와 개인의 요구, 현실에 맞출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에 관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 새로운 합의 안에는 개인들이 생애경로를 더 잘 탐색할 수 있도록 기술과 자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량이, 항상 극적으로 변화하고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