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장군집 (봉천역)













수많은 주(酒)종들 중에서 personal best를 뽑으라면 역시나 막.걸.리.다. 

술을 처음 먹기 시작했을 때 맥주는 맛도 쓰고 배부르고 취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멀리했고, 그저 소주 소주 소주였는데 때는 바야흐로 풋풋한 학부 새내기 시절. 한시간만에 4병을 마시고 다음날 잠에서 깬 후에도 입에서 소주냄새가 가시지 않는걸 겪고 나니 그 뒤로 한동안 소주는 그저 바라만 봐도 올라올 것 같았다. 뭐 상처는 치유되기 마련인지라(?) 소주를 마셔야 하면 마시게 되었지만 몇 년이 흐른 지금도 사실 소주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암튼 골패를 시작하면서 '운동한 뒤에 마시는 한 모금의 맥주'가 끝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한 모금은 정말 ㅠㅜ 그래서 요즘도 매일밤 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드링킹욕구가 샘솟을 정도로 맥주를 좋아하고, 또 가장 자주 마시고 있지만.. 역시나 마시다 보면 배가 금방 부르고 조금만 마셔도 그 씁쓰름한 맛이 질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막걸리는 최고다. 언젠가 누가 학교에서 하는 장터에 가장 적합한 술이 막걸리인 이유를 설파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배가 부르긴 하되 거북하게 부르지 않고, 확 취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맛있다는 것!! 

정작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돈도 없고 술 먹을 일 있으면 소주, 그나마 백일주 먹을 때 선배들이 사온 맥주에 소주 섞은 것 정도가 접할 수 있는 '술'의 전부였기에 고향인 전주全州 막걸리가 또 좋다는 것을 서울로 오고도 한참 지나서야 알았다. 한 주전자를 시키면 안주가 한상 가득 나온다는 전주식 막걸리집!!! 학교 근처에도 몇 군데 가게가 생기기도 했지만 오래 가는 걸 보지를 못했다. 아마 맛이 없어서 그랬겠지.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의 아이폰4에 의지해(?) 가본 관악구 봉천역 '장군집'!! 


사선四仙막걸리 3병들이 한 주전자 15,000원에 한상 가득 푸짐하게 나온 안주들!!! +_+ 



솔직히 말하면 별게 다 있긴 한데 막 엄청 맛있다. 꼭 한번 또 먹으러 가고싶다는 정도는 아니다. 근데 처음 갔을 때는 3차(;;)였던지라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음에 친구들끼리 갔을 땐 양념한 돼지껍데기 구이를 주셨다. 그건 확실히 좀 맛있었다는 ㅠ_ㅜ 크하.. 별도로 시켜먹는 안주들도 있지만 돈 없는 중생들끼리 가기도 했고 그 전에 족발을 왕창 섭취한지라(http://wintree.tistory.com/entry/최희성-고려왕족발-봉천역) 한상만 먹고 나왔다. 그래도 따로 헤비한 안주를 시킬 일도 없고, 막걸리 마시면서 가벼운 안주도 많이 있겠다 편하게 얘기하긴 좋은 느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이런 집이 없다는게 좀 아쉽긴 하다.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두랑 즉석떡볶이 (구의역)  (0) 2010.12.29
왕십리곱창 (신림동/대학동 고시촌)  (0) 2010.12.27
여자만 (인사동)  (0) 2010.12.11
우동촌 (신림동/대학동 고시촌)  (0) 2010.12.09
최희성 고려왕족발 (봉천역)  (0) 2010.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