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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리뷰

[논문] 생애경로를 통한 평생학습 연구













2011 가을학기 평생학습과 생애경로 리뷰페이퍼

 

Biesta, G., Field, J., Hodkinson, P., Macleod, F. J., & Goodson, I. F. (2011). Improving learning through the lifecourse: Learning lives. New York: Routledge. ch.1~ch.6




생애경로를 통한 평생학습 연구



읽기자료의 전반부(chapter1~3)는 평생학습을 둘러싼 여러 이슈들을 하나씩 잘 짚어준, ‘개론서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형식학습과 형식교육이 이뤄지는 장면에서 학습이 가지는 의미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풀어주니 정리가 잘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학습에 대한 메타포를 다룬 chapter2에서 결국 학습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식은 'process of becoming'이라는 서술이었다. 다양한 학습경험을 자신의 삶 속에서 통합시키는 존재로서의 평생학습자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학자들이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학습에 대한 메타포로서 acquisition이나 participation과 같은 지평에 becoming을 위치시키는 건 꽤 신선했다. 동시에 떠오른 생각은, 교육학이 철학과 만나 개념적인 탐구를 할 때는 주로 인식론의 논의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존재론적인 탐구 역시 가능하고, 어쩌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는 것이다. 여기서 존재론이란, 인간 존재를 둘러싼 개념의 집을 짓는 것이라기보다는, 경험적인 연구를 통해 학습자로서의 인간이라는 존재를 둘러싼 질문들을 탐구하는 분야가 될 것이다. 물론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학습자의 존재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주로 학습자를 둘러싼 계급, 젠더, 인종, 세대, 그리고 사회 구조와 같은 차가운요인들이, 학습자의 욕망, 관계, 자기성찰과 같은 따뜻한요인들보다 훨씬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차갑고 따뜻하고는 필자의 직관에 따른 구분). ‘학습자를 사고함에 있어 본격적으로 철학적/인문학적 사유를 결합하려는 시도들이 더욱 늘어난다면, 그동안 가려져 있던 학습자, 그리고 학습이라는 현상의 새로운 단면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읽기자료의 후반부(chapter4~6)는 보다 연구자들의 구체적인 문제의식이 반영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narrative learn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학습자가 삶의 과정에서 배운 것과 별개로, 삶을 돌이켜보며 배우는 것, 그리고 그 배움이 다시 학습자의 삶에 반영되는 과정이 드러나는 것은 참 흥미로웠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narrative는 마치 학습이 우리 삶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고, 또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따라오는 것이다. 또한 연구자들이 챕터2에서 무형식학습을 다루며 검토했듯, 학습은 'incidental', 'below the surface'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동시에,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의미 있는 전환이 발생하는 경험은 일상이 아닌, ‘위기와 변화의 시기에 일어난다고 한다. 챕터6에서 positiondisposition을 다루며 'times of crisis and change'라는 표현이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약간의 위화감마저 느껴진다. 물론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학습개인의 삶에서 특별히 유의미한 경험들을 동시에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라기보다는, 학습이라는 현상을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위기와 변화의 시기를 보는 것이 1) 학습자 스스로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기에, 2) 연구자가 포착하기도 쉽기 때문에 학습이라는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주된 접근방법으로 활용되어 온 것은 아닐까? 일상적으로, 마치 호흡하듯이 이뤄지는 학습의 역동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연구를 설계하고,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