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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리뷰

[논문] 생애사 글쓰기를 앞두고













2011년 봄학기 교육과 생애사 리뷰페이퍼

 

Edwards, R., Clarke, J., Harrison, R., & Reeve, F. (2002). Is there madness in the method? Representations of research in lifelong learning. Adult Education Quarterly, 52(2), 128-139. 


Colyar, J. (2009). Becoming Writing, Becoming Writers. Qualitative Inquiry, 15(2), 421-436.




생애사 글쓰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생애사 글쓰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글쓰기와 관련된 Colyar의 글이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었다. Colyar는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바로 그 글 자체를 사례로 활용하고 있다. 나는 이런 모습을 보고 글쓰기가 모종의 효과를 의도하고 이뤄지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나는 방금 전에 이 문단에서 두 문장을 삭제했다라는 언급이 있지만, 실제로 초안에서 최종안까지 계속 글을 고쳐 쓰는 과정에는 그 문단에 두 문장을 삭제한 것뿐만이 아니라 훨씬 많은 수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두 문장에 대해 언급한 것은 그 언급이 가지고 있는 효과즉 글쓴이가 독자에게 의도하고 있는 무언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글쓰기가 generative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절에서는, 글을 쓰는 과정에도 여전히 generative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고, 문단을 완성해가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글이 초안이 아니고, 수정에 수정을 가한 세 번째 버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초안과 두 번째 버전에서는 없던 아이디어를 세 번째 버전에서 발견한 게 아니라면 이 글을 쓰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다는 것은 사실진술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글쓴이가 거짓말을 했으니 비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글쓴이가 처음에 글을 작성할 때 의도했던 내가 효과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이 있고, 그 것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내가 생애사 글쓰기를 통해 무슨 효과를 얻고자 하는지, 그에 따라 필요한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Creating Learning: A Korean Drummer’s Lifelong Quest to be the Best>을 읽으며 특히 느꼈는데,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위치, 혹은 활동에 대한 성찰이 글쓰기에 반영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즉 생애사 수업이 시작되고, 연구 주제가 주어진 상황, 섭외를 하는 과정, 그리고 이 연구에 대해서 주변 친구들과 나눴던 이야기들 등등이 실제 참여자와 면담한 자료들, 그리고 여러 선행연구들과 어우러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전부 어떻게든 글쓰기 과정에 우겨 넣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효과이다. <Creating Learning>을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연구자의 Reflective한 자세가 글쓰기에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한참 어떤 형식이, 어떤 연구문제’(훌륭한 교사의 생애사라는 큰 틀을 넘어 나의 글쓰기에 적용될 구체적인 문제)가 적합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문화기술지 연구 실습도 해보고 지금 생애사 연구 실습도 막바지인데 처음부터 연구문제를 확실히 가지고 자료를 선정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문화기술지 연구는 하다 보니까 연구문제와 목차가 세 번 바뀌고(맨 처음 버전은 정말 아무 자료도 없이 추측만으로 써낸 것이긴 했지만) 지금 최종보고서 쓸 때도 연구문제를 수정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아직 관심사가 뚜렷하지 않아서 그런지 현장에 가봐야 구체적인 질문이 생기는 것 같다. 이건 말 그대로 내공의 차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