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너마저 2집 <졸업>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계피의 목소리'가 삽입된 버전으로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브로콜리너마저의 2집 앨범은 이제 계피가 없지만 그 자체로 완전한 브로콜리너마저를 보여주고 있다. EP로 나왔던 <잔인한 4월>과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와는 뭔가 달라진(좀 더 밝아진 느낌이랄까) 덕원의 보컬도 좋고 간간이 삽입된 류지의 보컬은 라이브를 기대하게끔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졸업>의 사운드와 <마음의 문제>의 가사(아 이건 진짜 들려주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가 가장 좋았는데 브로콜리너마저 1집을 들었을 때를 돌이켜보면 언제 가장 좋은 노래가 있다 뿐이지, 섣불리 Best를 고를 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브로콜리너마저 1집을 나오자마자 주문하고 몇날을 CD로 돌려들었던 그때의 감흥까진 아니라는 것.. 그건 이들이 들려주는 방향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뭐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사운드로 듣고 싶다면 내가 노래를 만들어야겠지 -_-ㅋ
실은 걱정했다. 계피의 부재와 1집과 2집 사이에 나온 <잔인한 4월>이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에 대한 개인적인 저평가로 인해 기대가 크지 않았고 앨범 예약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돈 없는게 컸지만 -_-) 하지만 좋아하는 밴드에 여전히 브로콜리너마저를 적을 수 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계피는 가을방학이 있으니까)